< 앞서는 글 >
10월 3일 날 인스타에 올린 <🚂가을이 오면 들려줄 이야기> 편을 끝으로 목표였던 10편을 채우며 FaMo를 마무리 짓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냥 이렇게 끝을 내면 지난 1년 동안 성장한 부분, 한계점, 이어서 해보고 싶은 것들을 금세 잊어버릴 것 같더라고요. 이번 글에선 첫 개인 프로젝트였던 FaMo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들을 4가지로 정리해 다시 되짚어보려고 합니다.
먼저 사진 찍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습니다. 10개월 동안 열 번의 출사를 통해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포즈와 표정, 각도로 찍힌 무수한 사진들을 분석해 볼 수 있었어요. 이 시간들을 통해 저는 주로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포즈를 취하는지 그리고 이런저런 각도에선 제 모습이 어떤지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경험이 쌓여갈수록 렌즈에 맺힐 제 모습이 예측되기 시작하며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FaMo를 진행함에 따라 점점 카메라를 향하는 제 몸의 각도가 측면에서 정면으로 향하게 된 것도 성장 포인트였습니다.
두 번째로 구도를 보는 눈이 무척 좋아졌습니다. 사진을 촬영하기 전 해당 장소에서 배경은 어떻게 살리고 인물은 어디에 배치할지, 그리고 카메라 각도와 인물과의 거리는 어떤 것이 좋을지를 무수히 고민했습니다. 촬영을 마치고 사진들을 피드백해 보면서 사진이 제 의도대로 잘 찍혔는지, 혹은 종횡비를 수정해 같은 사진을 다른 느낌으로 연출 가능한지를 고민해 보는 시간도 가졌었어요. 이 시간들이 구도를 공부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세 번째로 이제부턴 영감들을 제 몸을 이용해 연출해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표현해보고 싶은 어떤 영감이 떠오르고 사진 기술을 이용해 이를 구현해보고 싶을 때 이젠 저 자신을 모델로 사용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네 번째는 이다음 인스타 피드는 제가 창작한 그림과 문장들로 이뤄진 작품들을 게재해보고 싶습니다. 물론 사진을 찍는 것도 일 년 연습해서 잘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니었어요.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사진도 잘하고 싶다면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올 한 해, 새로운 경험들을 많이 쌓는 동안 제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 이것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것은 무엇인지를 고민해 보았습니다. 결국 제가 가장 하고 싶은 건 만화를 그리는 것이었어요. 사진을 찍는 것도 재밌고 보람 있지만 이야기를 그림으로 풀어가는 일에 더 큰 간절함을 느낀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올해 1월 말에 군복무를 재개하고 2월부터 지금까지 8개월 넘는 시간동안 주말마다 디지털드로잉 학원을 다니며 그림 그리는 걸 연습해 왔어요. 아직까진 창작엔 어려움을 많이 겪는 단계에 있지만 좋은 선생님을 만나고 꾸준히 연습하며 그림 실력을 많이 늘렸습니다. 내년에 복학하기 전, 단편 만화 한 편을 그리는 걸 목표로 삼고 4개월 동안 더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저 자신을 작가라고 소개할 수 있는 날이 언젠가 곧 왔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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