移山在爀/월간移山

📒 왜 移山在爀(이산재혁)인가요?

이산재혁 2024. 6. 16. 21:15

여러분은 이름이 몇 개이신가요? 이 질문이 무척 생소하게 느껴지는 분도 계실 것 같고 자연스럽게 본인의 영어 이름, 커뮤니티에서 쓰는 이름 여럿을 읊는 분도 계실 것 같아요.

저는 이름이 두 개 있어요.
移山(이산)과 在爀(재혁)인데요.
오늘은 이 이름들과 관련된 말씀을 드리려고 해요. 
 
그리고 사실 최근에 저는 두 이름을 붙인 移山在爀(이산재혁)이란 브랜드를 만들고 SNS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그동안 제가 왜 이름을 두 개나 사용하게 됐는지, 브랜드는 왜 만들게 되었는지, 그 의미와 그 목적은 무엇인지 제대로 말씀드릴 기회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선 이 의문들을 해소하는 기회도 겸해서 갖고자 해요! 
 


1. 移山이란 이름은 어떻게 갖게 되셨나요? 

 
移山(이산)은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 제가 3년간 다녔던 학원의 선생님께서 지어주신 '(호)'였습니다. 제가 선생님께 호를 지어달라고 떼썼어요. 중학생 때 한국사를 좋아했던 저는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됐는데요. 바로 위인들은 모두 호를 하나씩 갖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마치 위인이 되려면 호가 필요한 것처럼 보였어요. 그리고 보통 호는 스승이 제자에게 붙여준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호에 꽂힌 저는 제가 많이 의지하고 따랐던 선생님께 호를 하나 붙여달라고 며칠을 졸랐고 결국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에 '移山(이산)'이란 호를 붙여주셨습니다. 
 


2. 왜 移山이라고 지어주셨나요?

선생님께선 어떤 꿈이든 자기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결국 이뤄진다는 사실을 제가 기억했으면 하셨어요.

移山은 신영복 선생님의 서예에도 담겨있듯 '어리석은 사람들의 우직함이 세상을 바꾸어 간다'는 '愚公移山'의 移山에서 가져온 두 글자였어요. 그 무렵 저는 중학교라는 장기 레이스에서 살면서 처음 큰 성공을 거뒀고 고등학교라는 두 번째 장기전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항상 새로운 장소, 낯선 환경에 놓이면 적응이 느려 상처받기 쉬운 마음을 가진 저였기에 저는 몹시 긴장해 있었습니다. 移山에는 그런 제 모습을 안타까워하신 선생님의 응원이 담겨있기도 했어요. 지난 3년 간 누구도 이루지 못할 거라 단언했던 꿈을 품에 안았어도 꾸준히 노력해 결국 이뤘듯이 다음번도 잘 해낼 거라, 괜찮을 거라 다독여주시는 위로였습니다. 
 


3. 그럼 移山在爀이란 브랜드는 왜 만들게 되셨나요?

 

매일을 꿈처럼, 일상을 영감으로

 
移山在爀은 제가 "일을 처럼, 상을 감으로 (매꿈일영)" 살고픈 희망으로 만들게 됐어요. 
 
최근에 올린 일련의 주간移山을 통해 저는 제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그 내용을 정리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건 한마디로 표현하면 "매일을 꿈처럼, 일상을 영감으로 창작하고 연구하며 사는 삶"이었어요. 하지만 이렇게 글로만 정리해 두고 별도의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제 바람은 그냥 문장에서 그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브랜드'라는 누구든 구경하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그곳에 移山在爀이란 이름을 붙이고 그곳이 쪼그라들지 않도록 매꿈일영에 시작점을 찍고 있는 것들로 내용물을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4. 왜 移山在爀으로 이름을 지으셨나요?

 
移山在爀에는 저 자신을 잊지 않고 移山의 뜻을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겼어요.
 
移山이란 호를 잊지 않고 그 의미를 기억하기 위해 제 본명인 在爀(재혁) 앞에 두고 제 퍼스널 브랜드의 이름으로 올려두었습니다. 그러면 저는 移山의 의미가 담긴 이름으로 다른 분들께 불리고, 기억될 수 있었습니다.

이름에 비해 호는 잘 사용되지도 않고 그 의미를 자주 잊어버렸어요. 하지만 제 호엔 제가 온전히 저 자신과 부딪히고 다투고 타이르며 저 자신에게 알게 된 내용이 담겨 있었기에 제대로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정약용 선생님의 <수오재기>을 모티브로 제 블로그 이름을 移山齎(이산재)라고 지었어요. 이산재혁을 뒷받침해 주는 든든한 가옥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이번 글을 쓰면서 이름이 가진 힘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어요. 제가 오늘 소개해드린 移山은 시간에 번지지 않는 잉크로 적혀 벌써 8년이나 지난 위로와 격려를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요즘, 과정이란 지난한 시간들에 가끔 지치게 돼요. 힘든 마음이 들 때면 이 글을 통해 출발점으로 되돌아올 수 있기를 바라며 문장을 마칩니다. 
 
이번 주간移山에도 찾아와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