移山在爀/월간移山

📒 3개월 간 보컬레슨을 받으며 느낀 점 2가지

이산재혁 2024. 10. 12. 20:10

올해 7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3개월 동안 보컬학원을 다녔습니다. 원래는 올해 말까지 총 6개월 정도 다니고 싶었지만 제 삶의 요소들에 우선순위가 명확히 생기면서 마무리 짓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보컬학원을 다니게 된 계기와 3개월 간 다니면서 느낀 점들을 정리해두고자 합니다. 
 
먼저 저는 노래를 잘 부르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노래를 잘 부르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해봐도 인터넷에 검색해 봐도 제 실력을 개선시킬 수 있는 내용을 구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던 올해 여름, 상반기 부서이동이 시작되고 저도 다른 부서로 이동했을 때였습니다. 마침 그곳에서 만난 직원이 사회에 있을 때 래퍼로 활동했던 분이었습니다. 그 분과 한 달 동안 거의 매일 근무를 마치면 같이 노래방에 가 노래를 불렀던 것 같습니다. 그분께도 참 많은 피드백을 받았고 여러 부분들을 개선할 수 있었지만 그분도 전문적으로 노래를 공부하고 배웠던 분은 아니다 보니 해결되지 않는 부분들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이에 대한 답답함이 쌓여가는 모습을 보았는지 그분은 제게 보컬 트레이너 한 분을 소개해주셨습니다. 보컬 수업은 주 1회 1시간이었습니다. 매 수업마다 개선점을 찾았고 다음 수업 전까지 해당 지점을 뚫는 연습했습니다. 
 
두 번째로 3개월 동안의 시간들을 천천히 돌이켜 보니 두 가지 의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① 저는 어떤 소리를 만들 수 있는 악기인지 알 수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3개월 동안 평일 날 퇴근하면 집에 들어가기 전 1시간 동안 보컬 연습을 했습니다. 이때 그동안 못 해봤던 제 성대에 대한 실험들을 참 많이 해볼 수 있었습니다. 내 목으로는 어떤 소리들이 만들어지는지, 또 어떤 소리를 못 만드는지 이해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제 음성에 대해 알게 된 주요한 지점 중 하나는 제 평소 음성 피치가 높은 편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고음을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다만 아직 목소리를 내는 방식이 세련되지 않았었습니다. 그래서 세 달 동안 수업의 방점은 노래 부를 때 사용할 수 있는 세련된 소리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② 소리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습니다.
 
레슨을 받고 성대와 발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소리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좋은 감들을 많이 갖게 되었습니다. 주요하게 짚게 된 부분은 3가지입니다. 먼저 표정과 자세도 소리를 만드는 데 영향을 준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슬픈 표정을 짓게 되면 자연스레 슬픈 목소리가 나오고 기쁜 표정을 지으면 기쁜 듯한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입모양이 소리를 만드는 데 몹시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발음이 좋아지려면 모음 소리를 잘 내야 하는데 모음 소리는 주로 입모양을 조절해 바르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소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새로운 언어를 배울 때 모국어엔 없는 발음 체계일지라도 쉽게 감을 잡고 흉내를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모국어 발성에 대한 이해도도 훨씬 높아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경험을 마무리 지으며 아쉬운 점을 꼽고 싶습니다. 제게 딱 더도 말고 덜도 말고 6개월 정도만 올바른 지도를 받으며 보컬 연습에 몰입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노래도 잘 부르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by Rudy and Peter Skitterians obtained from Pixabay